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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보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자연에서 받은 순수한 영감은​
아름다운 감성의 오브제가 되어 예술로 탄생했다.”

나의 작업은 자연에서 받은 감성의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는 서사적 자연의 현상을 작품 속에 투영하여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의 주제로 삼았다.

평면작업의 주 재료는 종이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성질의 종이는 자연의 유연성과 유사하다.
코튼 종이(Cotten Paper)와 닥종이(Mullberry Paper)에 Linocut(리놀륨판화),Woodcut(목판화) 등
Printmaking(판화기법)으로 찍어내거나 다양한 재료로 채색, 드로잉 한 후 가위로 오려낸다.
오려낸 이미지들은 작품의 일부가 되어 새로운 콜라주로 재조합 된다.

입체작업에는 클레이, 레진 등 혼합재료를 사용한다. 클레이를 사용하는 이유는 작업하는 순간의
손자국이 남기 때문이고 표면에 새겨진 손자국은 결국 나의 예술 DNA이기 때문이다.
몇 해 전 파리 로댕 미술관에서 관람한 테라코타 (흙으로 빚어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워내는) 기법의
‘꽃 장식 모자를 쓴 여인’을 떠올려 본다. 거친 흙 표면에 고스란히 남겨진 로댕의 손자국에서 전율을
느낌과 동시에 그 순간 로댕과 함께 호흡하는 느낌을 받았다.

본 전시를 통해 아름다운 자연의 감성을 나누며 함께 호흡하고 싶은 바람이다.
조 정 은

사라지는 것이 아닌 살아가는
 
‘활물화 活物畵’
어릴 적 나에겐 사물에게 생명력을 부여하고 대화 할 수 있는 초능력이 있었다. 사물함에 종이학, 장난감, 문구류 등을 넣고 닫은 뒤 빠르게 문을 열었다. 사물은 그대로 있었지만 문을 닫았을 땐 분명 움직이고 있었을 거라 믿었다. 나중에 그것이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서 ‘물활론(Hylozoism, 物活論)적 사고’란 것을 알게 되었다. 나만이 아닌 모두가 어릴 적엔 초능력자였던 것이다.
성인이 된 뒤, 한 때 친구들이었던 사물들을 길가에서 마주쳤다. 단독주택들이 빌라들로 재개발되면서 안에 있던 것들이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무엇이든 안에 있는 것이 밖으로 나오면 다르게 바뀐다. 집 안에서는 그 용도와 쓰임이 명확했으나 길가의 사물들은 의미가 달랐다. 그것들은 폐기된 것이었지만, 왠지 살기위해 밖으로 뛰쳐나온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거기서 사물의 죽음을 보았다. 경험했던 한 시절의 마지막이었다. 그것은 언젠가 있을 우리의 멸종과도 가까웠다.
사라지는 사물들이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나는 잊어버렸던 초능력을 다시 떠올렸다. 사물이 본디 어떤 쓰임새인지와는 상관없이 재조합하고 새로운 역할과 생명력을 부여했다. 그렇게 태어난 작업들은 사물의 윤회이며, 언제나 끝은 다른 시작임을 내포하고 있다.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기존 바니타스(vanitas) 정물화와 삶과 죽음이란 주제는 같지만, 내가 사물에서 발견한 것은 허영과 허무가 아니라 가능성이다. 정지된 삶, 죽은 생명이란 뜻의 정물(靜物, Still-Life)과 달리 나의 사물들은 움직이고 변화하며 진화한다. 즉, 내가 그리고자 하는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활물(活物)’인 것이다.
나는 무용해져가는 서로 다른 아날로그 사물들을 연결하고 재탄생시킨다. 그것이 아날로그를 마지막으로 경험한 밀레리얼세대의 작가로써 그릴 수 있는 정물화이며,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기술의 발달로 사물과 사물, 물질과 생명의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지금 제시될 수 있는 필요한 작업이란 생각을 한다.
혜 진

작고 어린 고양이가 툭 내 삶으로 들어왔다.
그 보드랍고 따끈따끈한 존재는 내게 가족이며 위로이며 행복이다.
고양이를 그리는 것은 일상의 기록이자 꿈꾸는 것, 상상으로의 매개이기도
존재에 대한 탐구이기도 나 자신의 투영이기도 하다.
그리고 열렬한 러브레터
나의 조그마하고 큰 고양이들에게
한지를 염색하고 천천히 색을 중첩한다.
한지에서 오는 포근하고 따뜻함이 마치 고양이와 닮았다.
과감한 구도와 색채, 그리운듯 따뜻한 느낌
소재에 하나하나에 행복을 바라는 소망을 담는 따뜻한 민중의 그림
좋아하는 요소가 민화에 모두 담겨있다.
전통의 것을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는 나름의 방식으로 이어나간다는 것
이러한 작업들로 인해 대상의 대한 시선이 좀더 선한 방향으로 간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