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AGE (마리아쥬) Boyane Zelechowski (보얀 젤레쇼브스키)

  ‘결혼식’으로 번역되는 프랑스어 ‘마리아쥬’는 작가의 작업관면에서 또한 작품 전시 제목으로 삼기 에는 굉장히 강렬한 주제일 것이다. 결혼이라는 단어는 통해 두가지의 다른 성향의 것들을 하나 로 묶어내고자 하는 작가의 능동적이고 극적인 다짐이 있다. 실제로 보얀은 국제 결혼후 한국에 오래 거주하면서 특유의 무방비상태로 열린 영감의 통로들을 통해 색상과 선들이 동양화 되었다. 처음엔 낯설었던 사람과 잦은 만남을 통해 닮아가듯이 적극 적으로 의도 하지도 않고 스스로 인식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다. 얼마 전 부터는 작가가 이를 긍정하는 동시에 여러 한국 전통 화법이나 스타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 다. 보얀의 기본 틀은 유럽식 일러스트화풍이다. 그래피티, 만화, 비디오게임 캐릭터 등등 소년시절부 터 쌓아온 여러 다른 스타일들과 어우러져 독특한 그림체를 갖게 되었다. 한국의 민화 화풍의 간 결한 먹선과 단조로운 색상은 보얀의 유럽풍 만화체와 만나면 어떨까. 굵직한 태깅의 레터링 그 래피티는 동양의 문자도와 어떤 조화를 이룰까. 더 나아가 건축과 회화 사이의 관계성을 그래피 티 벽화와 한국의 ‘단청’에서 찾아보고자 열중하고 있다. 외국 이민 작가들이 흥미를 갖기에 아주 풍부하고 매력적인 재료들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청소년기 문화적 요소와 화풍을 한국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든 화풍과 접 목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소형 캔버스 7개 시리즈를 통해 문자도와 책가도에서 보이는 한국 의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소스로 담아보고자 하였다. 또한 커팅 목재위에 진한 그래픽요소와 패턴 을 더해 한국의 단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보았다. 한국 거주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을 양육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것에 있어 이제 는 한국에서의 노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지만 한국은 작가의 반쪽이 되었고 한국에서 얻고 누렸던 것들을 기쁨으로 표현하며 부족하지만 이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 다. 현재 세계적으로 위상을 얻는 한국 문화에 함께 동참하며 그 안에 미술 작가로서 한국 전통 미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일, 예술의 나라 프랑스 색체를 아우르는 일 그리고 이미 작가 안에 내제된 미적 영감 자산을 한국 미술에 쏟아내는 일에 대한 열망을 나타내 본다. 청년과 중년 사이 경험한 문화들의 만남, 한국 전통과 프랑스 전통과의 결합, 한국 이민 거주에 대한 결단 등등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시대적, 문화 예술적, 지리적 ‘결혼식’을 표현하고자 했다.